[2020남미] 비니쿤카 당일치기 후기.
오늘은 비니쿤카 당일치기 투어가 있는 날이다. 투어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침, 점심, 교통을 포함해서 50-70솔 정도 하는 듯하다. 어제 늦게 잤더니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비몽사몽하게 새벽에 일어나 픽업 차량을 기다렸다. 정신 넣고 쿨쿨 자는데 투어를 예약해 준 고마운 동행 분이 거의 마지막으로 차량에 탑승했다. 오랜만에 한국어로 많이 말하면서 수다를 떠니 어느덧 아침 먹는 장소에 도달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먹는 걸까 싶었던 동그란 빵을 받아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반으로 갈랐다. 버터를 발라 씹어 먹는데 부드러운 빵에 계란 후라이도 나왔다. 아침을 만족스럽게 먹고 쿨쿨 자니 비니쿤카에 도착했다.
비니쿤카는 고산 지대에 있어서 고산 증세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나는 아타카마 투어를 거치면서 이미 고산을 경험하고 왔기에 심한 증상은 없었지만 조금만 걸어도 금방 숨이 찼다. 많이 힘든 사람들은 걸어 올라가지 않고 말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편도 60솔, 왕복 80솔로 투어 비용보다 비싼 걸 생각하면 저렴한 금액은 아니라 동행과 나는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비니쿤카는 춥다는 얘기를 듣고 따숩게 입고 갔는데 올라갈 때에는 오히려 더워서 읭하다가 정상에서 깨달았다. 얼음장같은 바람때문에 머리는 휘날리고 사진을 찍기도 어려웠고 추워서 오래 있기도 힘들었다. 날씨도 구름이 껴서 아쉬운 사진만 찍고 내려와야 했다.
고산을 오르느라 몸이 지쳤는지 내려와서 점심을 먹으로 이동하는 동안 쿨쿨 잤다. 아침은 만족스러웠던터라 점심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했다. 처음엔 뷔페식이라 좋아했는데 가이드는 꼭 먼저 스프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스프에는 내가 못 먹는 고수가 들어가 도저히 먹을 수 없었고 음식 중에도 고수가 들어간 것들이 있었다. 고기는 너무 너무 짰고 길쭉한 치킨 튀김과 밥만 먹을 만 했다.
저녁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리라 다짐하며 쿨쿨 자다가 다시 쿠스코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이른 아주 밝은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