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히 일어나 아타카마에서 우유니로 가는 2박 3일 투어를 알아보러 나섰다. 확실히 아타카마는 흙으로 빚어진 사막 도시라는 느낌이 확 느껴지는 이국적인 도시였다. 관광객들도 많았고 도시 크기도 크지 않아 그냥 걸어서 다 다닐 수 있었다.
시내에 투어사들이 모두 옹기종기 몰려 있어 들어가서 물어봤다. 인터넷으로도 예약할 수 있지만 좀 더 싸게 할 수 없을까 해서 여기저기 다 기웃거렸다. 인터넷에 나온 정가는 보통 130000칠레 페소인데 가격을 맞춘건지 거의 다 110000칠레 페소를 불렀다. 아무래도 혼자 신청하는 거다 보니 가격을 흥정하기는 어려운 듯 했다. 가격은 다 같으니 가장 믿을만한 곳으로 가기로 했다.
아타카마-우유니 2박 3일 투어가 일정은 다 비슷비슷한데 국경에서 볼리비아의 투어사로 넘기는 경우가 있다고 후기에서 봤다. 그런데 이 투어사는 설명을 시작하자마자 볼리비아에서도 같은 투어사에서 진행되고 추가 요금없이 호스텔에서 뜨거운 물로 씻을 수 있다고 했다. 설명해주시는 분도 볼리비아 사람이라고 했다. 스페인어로 대충 몇 마디 던질 줄이나 알지 알아듣지 못하는 나는 영어 가이드가 아닌 게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구글맵 평점도 고려했을 때 이 곳이 제일 믿음이 갔다.
다시 투어사로 가기 전에 돈이 조금 부족해서 환전소에 들렸다. 환전소도 역시 바로 옆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내 앞에 서양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가는 곳으로 가서 기웃거렸다. 투어를 진행하면서 입장료나 기타 비용을 합해 필요한 250볼리비아노 볼과 칠레 페소를 더 필요한 만큼 환전했다.
투어사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250볼, pdi, 비자, 물 2리터, 간식 등 필요한 준비물을 확인했다. 내일 아침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호스텔로 픽업을 온다고 했다. 칠레 시간 개념에 이제 익숙해졌는지 정확히 몇 시냐고 물어봤자 어차피 안 맞을거라 그냥 대충 기다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후련하게 예약을 마치고 점심 먹을 거리를 사러 슈퍼에 갔다. 고생한 나를 위해 소고기, 와인, 사과와 마늘, 양파, 상추를 샀다. 미리 준비해 간 쌈장을 드디어 뜯어 구운 소고기와 함께 와구와구 먹었다. 근데 소고기를 잘못 샀는지 질겨서 속상했다. 또 고기를 먹으니 기운이 나야되는데 오히려 어지러운 게 이런 게 고산 증세인가 싶었다. 고산병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미리 준비해 간 감기약을 먹고 누워서 쉬다가 잤다.
한낮의 아타카마는 너무 더워서 못 돌아다닐 것 같다. 자다가 저녁 때쯤에 조금 남은 돈을 탕진하러 가까운 슈퍼에 갔다. 이 슈퍼는 한 켠에 빵을 정말 무더기로 쌓아놓고 팔고 있었는데 현지인들이 많이 와서 빵을 사갔다. 어떤 칠레 아저씨가 한 번에 몇 십 개를 사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근데 점원이 그 많은 빵을 다시 가져와 채우는 게 더 신기했다. 맛이 궁금해서 그 아저씨가 많이 산 빵이랑 추천해 준 빵을 하나 사 봤다. 밥 대신 먹는 거라 그런지 과자보다 가격이 더 저렴했다. 거기에 과자, 오렌지, 바나나, 요거트, 물, 타먹는 가루, 휴지도 사서 돌아왔다. 과자에는 설탕 등이 많다는 각종 경고 표시가 써 있었는데 트레킹 이후로 여행 중 당 떨어지는 게 무서워 쟁여놓기로 했다.
숙소에 돌아와 먹은 빵은 과자가 아니라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담백한 맛으로 내가 좋아하는 맛이었다. 길쭉한 빵은 버터가 많이 들어갔는지 부드러워 확실히 추천할 만 했다. 처음에는 이런 빵만 주구장창 먹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쓰러움이 있었는데 먹어 보니 의외로 맛있어서 이 정도라면 정말 매일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 저것으로 저녁을 떼우고 내일의 투어를 위해 씻고 잘 준비를 했다. 내일 가는 간헐천이 고도가 높아서 고산병이 많이 온다는 데 무사히 넘기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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