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가면 먹어야 될 것 같은 고기에 알파카와 꾸이가 있다. 꾸이에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으나 별로라는 평이 많아 안전하게 알파카 스테이크로 정했다. 아르마스 광장 뒤 쪽에 있는 알파카 스테이크 맛집 uchu perivian steakhouse로 향했다. 내부 인테리어 정말 이뻤다. 패션 후르츠 주스 맛있다. 알파카, 돼지고기, 소고기 스테이크와 샐러드, 감자튀김. 그냥 다 맛있다. 냠냠냠냠

 

페루하면 유명한 술인 피스코 샤워를 먹으러 갔다. 인터넷에 찾아본 바에 따르면 피스코라는 술에 레몬, 계란 흰자 등을 넣어서 만드는 페루의 국민 술이라고 한다. 아르마스 광장의 파비앙 여행사 위층에 있는 mushroom lounge & bar로 갔다.

아르마스 광장이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인터넷에는 해피 아워 메뉴가 있었는데 나눠준 메뉴판에는 없어서 물어보니 된다고 한다. 피스코 샤워 두 잔을 25솔에 주문했다.

위에는 달걀 흰자로 만든 거품이 둥둥 떠 있다. 좀 세기는 했는데 달달하니 맛있었다.

 

숙소와 가까운 대형 마트인 orion에 가면 엄청 저렴한 가격에 쇼핑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못 먹어본 과일을 저렴하게 이것 저것 먹어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전부 존맛.

 

 

한국으로 돌아가는 밤 비행기를 앞두고 쿠스코의 마지막 일정으로 산 페드로 시장으로 갔다. 바쁜 일정으로 쿠스코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많았는데 이 곳에서 저렴하게 다 먹어보기로 했다. 그래도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는 것보다 쌌다.

새끼돼지 구이. 15솔. 옆에 쟤는 1.2솔.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니 맛남.

 

세비체. 12솔. 고수 싫어서 빼달라고 했는데 소스 자체가 고수라서 약하게 맛이 나기는 했다. 새콤달콤한 맛. 사실 세비체보다 커다란 옥수수 튀김과 검은 옥수수로 만드는 술인 치차가 더 신기했다.

 

닭 수프. 6솔. 닭고기는 먹을 만했는데 면이 퉁퉁 불어 있었다. 또 닭고기의 어느 부위를 주는 지가 취향으로 갈릴 수 있음. 차라리 옆에 현지인이 먹는 닭고기+야채 조합이 나아 보였다.

 

산 페드로 시장에서 아르마스 광장가는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츄러스를 파는 빵집이 있다. 1솔로 츄러스의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안에서 파는 빵과 커피, 음료수도 저렴하니 맛있었다.

 

사놓고 잊고 있다가 출국 직전 급하게 먹은 쿠스케냐 맥주. 맛을 음미할 새도 없었지만 맛있는 맥주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오늘은 비니쿤카 당일치기 투어가 있는 날이다. 투어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침, 점심, 교통을 포함해서 50-70솔 정도 하는 듯하다. 어제 늦게 잤더니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비몽사몽하게 새벽에 일어나 픽업 차량을 기다렸다. 정신 넣고 쿨쿨 자는데 투어를 예약해 준 고마운 동행 분이 거의 마지막으로 차량에 탑승했다. 오랜만에 한국어로 많이 말하면서 수다를 떠니 어느덧 아침 먹는 장소에 도달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먹는 걸까 싶었던 동그란 빵을 받아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반으로 갈랐다. 버터를 발라 씹어 먹는데 부드러운 빵에 계란 후라이도 나왔다. 아침을 만족스럽게 먹고 쿨쿨 자니 비니쿤카에 도착했다.

 

비니쿤카는 고산 지대에 있어서 고산 증세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나는 아타카마 투어를 거치면서 이미 고산을 경험하고 왔기에 심한 증상은 없었지만 조금만 걸어도 금방 숨이 찼다. 많이 힘든 사람들은 걸어 올라가지 않고 말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편도 60솔, 왕복 80솔로 투어 비용보다 비싼 걸 생각하면 저렴한 금액은 아니라 동행과 나는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비니쿤카는 춥다는 얘기를 듣고 따숩게 입고 갔는데 올라갈 때에는 오히려 더워서 읭하다가 정상에서 깨달았다. 얼음장같은 바람때문에 머리는 휘날리고 사진을 찍기도 어려웠고 추워서 오래 있기도 힘들었다. 날씨도 구름이 껴서 아쉬운 사진만 찍고 내려와야 했다.

 

고산을 오르느라 몸이 지쳤는지 내려와서 점심을 먹으로 이동하는 동안 쿨쿨 잤다. 아침은 만족스러웠던터라 점심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했다. 처음엔 뷔페식이라 좋아했는데 가이드는 꼭 먼저 스프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스프에는 내가 못 먹는 고수가 들어가 도저히 먹을 수 없었고 음식 중에도 고수가 들어간 것들이 있었다. 고기는 너무 너무 짰고 길쭉한 치킨 튀김과 밥만 먹을 만 했다.

저녁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리라 다짐하며 쿨쿨 자다가 다시 쿠스코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이른 아주 밝은 오후였다.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마추픽추 당일치기를 다녀오는 빡센 일정이다. 마추픽추를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시간이 많지 않은 나는 돈을 좀 들이되 편안하고 빠르게 다녀올 수 있는 기차를 이용했다. 마추픽추의 관문인 오얀오이땀보에서 마추픽추로 가려면 무조건 기차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독점이라 기차 가격이 매우 비싸다. 업체는 페루 레일과 잉카 레일 단 두 개밖에 없는데 나는 사이버 먼데이를 이용해서 조금 더 시설이 나은 잉카레일을 조금 더 싸게 예매했었다. 제일 낮은 등급인 voyager와 가격이 비슷하길래 조금 더 나은 360도 기차를 이용했다.

 

 

당일 새벽 4시 20분까지 잉카 레일 사무실에 가야 했는데 호스텔에사 걸어가려면 20분 넘게 걸려 무서워 호스텔에 미리 택시를 부탁했다. 잉카 레일 사무실에 도착하니 굉장히 고급스러운 라운지와 조식이 반겨주었다. 사이버 먼데이로 싸게 했다고 해도 마추픽추 입장권까지 합하면 거의 아타카마 2박 3일 투어 비용에 육박하는 큰 금액이기 때문에 호화스러운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다.

 

먼저 밴을 타고 쿨쿨 자면서 2시간동안 이동한다.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하면 잉카 레일 라운지에서 또 잠시동안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탑승한다. 창이 뻥 뚫려있어 시원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느껴졌다. 기차가 출발하면 곧 쇼서비스 차원의 세레나데를 보여준다.

 

다음으로 식사를 주는데 가는 길에는 일종의 퀴노아 비빔밥, 귤, 초콜렛에 커피나 차도 줬다. 도시락 통에 담아 줘서 가져가서 먹을 수도 있었다. 퀴노아 비빔밥은 맛있다기 보다 건강한 맛이었다. 창이 뻥 뚫려있는 곳도 있어서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는데 물이 왠 흙탕물이라 그닥 아름답지는 않다.

 

마추픽추역에 도착하면 또 예약한 시간에 맞춰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버스표를 사야한다. 걸어 올라가면 1시간 반이 걸린다고 하니 마추픽추를 감상할 기운이 없을 것 같아 편도 12달러, 왕복 24달러라는 바가지 가격에도 그냥 구입했다. 9시 조금 넘어 도착했지만 혹시 모르니 여유를 두느라 10시 입장으로 예매해서 줄을 서서 잠시 기다렸다. 기다리는데 바로 앞에 개가 팔자 좋게 햇빛을 쬐며 자고 있다.

 

마추픽추에 도착하면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하니 먼저 화장실을 간다. 입장하면 바로 앞에 짐보관소가 있는데 간식으로 준비한 과일을 당당하게 비닐봉지에 넣어갔더니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어 보관했다. 음식 보관은 무료였지만 경치를 감상하며 사과를 씹어먹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마추픽추는 편도라서 뒤돌아서 갈 수가 없다고 한다. 마추픽추하면 떠오르는 사진은 마추픽추 입장 초반에 거의 바로 등장한다. 그러니 초반에 충분히 여유를 즐기고 사진도 많이 찍고 돌밭으로 넘어가는 게 좋을 듯 하다. 대부분 가이드를 끼고 이동하는 단체 관광객들이 많았다. 설렁 설렁 걸어올라가니 금방 꼭대기에 도착했다.

이 경치를 보기 위해 쏟아부은 돈을 생각하며 한참동안 앉아 있다 가기로 했다. 앉아서 하염없이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데 너무나 고맙게도 비쿠냐와 야마가 다가와줬다. 이 귀여운 놈들을 관찰하면서 사진도 찍고 또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고군분투하는 관광객들을 재미있게 보고 있으니 시간이 금방 갔다.

 

마추픽추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니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일렀다. 기차 시간까지 2시간이나 남아서 더 이른 voyager 기차로 바꿔달라고 부탁했으나 만석이라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엠빠나다를 하나 시켜 먹으면서 기다렸다.

내려가는 기차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전망 좋은 자리에 앉아서 갔다. 도시락에는 존맛이었던 치킨 샌드위치와 이름 모를 과일이 있었다. 저 과일을 여기서 받지 않았더라면 손으로 쉽게 뜯을 수 있는 과일인지도 모르고 이렇게 맛있는 과일인지도 몰랐을 거다. 나중에 슈퍼에서 다른 과일도 같이 사먹었는데 싸고 맛있는 과일들이 많아서 행복했다.

다시 밴으로 갈아타 쿨쿨 자다 일어났는데 야경이 너무나 멋있었다. 야경을 감상하면서 좀 더 빨리 쿠스코에 도착했더라면 좋았겠다는 마음이 곧 사라졌다.

8시가 넘어 도착한 쿠스코는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르마스 광장은 가로등 불빛으로 아름답게 빛났다. 피곤했지만 쇼핑을 좀 하고 싶어서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아순타라는 기념품 가게로 향했다. 간단히 쇼핑을 하고 내일의 비니쿤카 투어를 위해 호스텔로 열심히 걸어가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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