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왔다면 꼭 보아야 하는 공연이 바로 플라멩코(Flamenco)입니다. 플라멩코는 안달루시아 지방을 대표하는 민족 예술이자 가수, 무용수, 기타리스트가 어울러지는 정열적인 예술입니다. 플라멩코의 어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불을 뜻하는 스페인어 플라마(flama)입니다. 불처럼 정열적이고 역동적인 무용수의 춤 동작에서 유래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유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히스패닉 계열 아랍어인 멩구(mengu)입니다. 종교적 박해를 피하기 위해 로마 가톨릭교로 개종하고 이베리아 반도에 남은 이슬람인들의 음악과 안달루시아 지방의 음악이 어울려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안달루시아 지방에 정착한 집시들로부터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플라멩코 공연을 하는 곳을 타블라오(tablao)라고 합니다. 세비야의 유대인 지구인 산타 크루즈 지구(Barrio de Santa Cruz)에는 타블라오가 모여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타블라오 대신에 시내와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게 플라멩코 공연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세비야에서 정열적이고 역동적인 플라멩코 공연을 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세비야의 플라멩코 박물관(Museo del Baile Flamenco)은 세비야 시내와 가깝고 저렴하게 플라멩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플라멩코 박물관은 저명한 플라멩코 무용수인 크리스티나 오요스(Cristina Hoyos)에 의해 2006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플라멩코 박물관에서는 공연 관람뿐만 아니라 플라멩코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플라멩코 레슨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플라멩코 사이트에서 공연을 예약할 수 있고 공연은 오후 5시, 저녁 7시, 저녁 8시 45분에 시작하여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공연 예약 후 메일로 발송된 예약 확인서를 인쇄해서 가져가도 되고 스마트폰으로 온 메일을 직접 보여줘도 입장이 가능합니다. 플라멩코 공연 관람료는 20유로, 박물관 입장료는 10유로이고 공연과 박물관 통합권은 24유로입니다.

  • 박물관 운영 시간: 4월-10월 9:00-19:00, 11월-3월 9:00-18:00
  • 플라멩코 공연 시각: 17:00, 19:00, 20:45 (약 1시간 소요)
  • 가격: 박물관 10유로, 플라멩코 공연 20유로, 박물관+플라멩코 통합권 24유로
  • 플라멩코 박물관 예약사이트



공연 직전에 들어갔는데도 운 좋게 맨 앞자리가 남아서 앉을 수 있었습니다. 후기에 맨 앞자리에 앉으면 치마에 맞을 수도 있다는 글이 있어 조마조마했으나 다행히 치마에 맞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열정적인 무용수들의 땀이 날아올 것 같은 불안감은 들었습니다. 예술가들을 위해 공연 중에는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는 사회자의 간곡한 사전 안내로 공연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뒤 의자에 가수 2명과 기타리스트 1명이 앉고 앞에서 3명의 무용수가 정열적인 춤을 선보였습니다. 가수의 애절한 표정과 기타리스트의 현란한 손놀림, 무용수의 정열적인 동작에 온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세비야(Seville)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가장 큰 도시이자 스페인에서 4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갈라져 있던 이슬람 소왕국인 타이파를 통일한 알모아데족은 세비야를 수도로 삼습니다. 알모아데족은 세비야에 들어와 이슬람 혼을 담은 모스크와 히랄다 탑을 세운지 50년도 되지 않아 카스티야 왕국의 페르난도 3세에 의해 북아프리카로 다시 쫓겨나게 됩니다. 이슬람과 가톨릭의 역사를 간직한 세비야에는 두 양식이 섞인 문화유산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세비야는 플라멩고와 투우의 원산지로서 열정적인 플라멩고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페인 여행 중 가장 인상에 깊이 남고 또 가고 싶은 도시인 세비야에 황금의 도시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세비야를 방문했다면 꼭 가보아야 할 주요 관광지를 소개합니다.



1. 세비야 대성당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ia de la Sede se Sevilla)은 유럽의 고딕 양식 성당 중에서 가장 큰 성당이자 전체 성당 중에서는 3번째로 큰 규모의 성당입니다. 세비야 대성당은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1401년에 모스크를 허문 자리에 지어지기 시작하여 100년이 넘게 지어져 1506년에야 완공되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 내부에는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카스티야 왕국의 페르난도 3세 무덤이 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 입장료는 8유로이고 히랄다 탑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수기에는 세비야 대성당에 긴 줄이 늘어서 있을 수 있습니다. 기다리지 않고 입장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세비야 대성당 근처에 있는 살바도르 대성당으로 가서 살바도르 대성당+세비야 대성당 통합 입장권을 9유로에 구입하는 것입니다.

  • 운영 시간: 월요일 11:00-15:30, 목-토요일 11:00-17:00, 일요일 14:30-18:00
  • 입장료: 8유로



세비야 대성당에 있는 콜럼버스의 무덤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 오게 되었습니다. 콜럼버스의 시신은 그가 숨을 거둔 스페인의 바야돌리드에 묻혔다가 식민 도시인 산토도밍고로 옮겨집니다. 산토도밍고에 묻혀 있던 그의 시신은 프랑스의 침략으로 쿠바로 이동되었다가 쿠바가 독립하면서 드디어 지금의 세비야 대성당으로 옮겨집니다.

세비야는 대서양을 건너 죽을 때까지 인도라 믿었던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항해를 시작한 곳입니다. 첫 항해에서 신대륙 발견에 성공한 콜럼버스는 금과 원주민을 싣고 돌아와 유럽에 획기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잇따른 항해에서 기대만큼 황금을 찾을 수 없자 콜럼버스는 원주민들을 노예화하고 금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수족을 자르는 잔혹한 행위를 일삼습니다. 마지막으로 떠난 4차 항해의 실패 후 콜럼버스는 끝내 원했던 부와 명성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둡니다. 그는 스페인에 대한 불만으로 시신을 신대륙에 묻고 다시는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게 해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다시는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게 해달라는 생전 유언대로 카스티야, 레온, 아라곤, 나바라의 4개의 가톨릭 왕국을 상징하는 조각상들이 콜럼버스의 관을 들고 있습니다.




2. 히랄다 탑

히랄다 탑(Giralda Tower)은 높이가 100미터 가까이 되는 탑으로 12세기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타이파라고 하는 이슬람 소왕국들을 통일한 알모아데족이 세비야를 수도로 삼고 지은 탑입니다. 히랄다 탑에서 히랄다(giralda)는 풍향계라는 뜻입니다. 히랄다 탑 꼭대기에는 원래 청동 구슬이 있었으나 나중에 가톨릭을 상징하는 풍향계가 설치되었습니다. 풍향계는 한 손에는 방패, 다른 손에는 나무가지를 들고 있는 조각상으로 세비야 대성당 입구에 있는 조각상과 같습니다.




히랄다 탑의 내부은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왕이 탑에 오를 때 힘들지 않게 말을 올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경사로로 만들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에는 있는 두 성인이 히랄다 탑을 안고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둘은 후스타와 루피나라는 자매로 이베리아 반도가 로마의 지배를 받고 가톨릭이 탄압을 받던 시절의 세비야 출신 순교자입니다. 사람들은 지진에도 이 무너지지 않도록 후스타와 루피나가 지켜주었다고 믿었습니다.

히랄다 탑을 쌓는데 사용된 벽돌들은 세비야에 있던 옛 건축물을 부숴 만든 것으로 탑의 기초에는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했었던 로마 건축물의 돌들이 쓰였습니다. 히랄다 탑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도록 넓게 기초 공사를 하여 1504년 일어난 진도 7-8사이의 지진에도 히랄다 탑은 벽돌 몇 개가 빠져나갔을 뿐 거의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3-1. 세비야 알카사르

빨간색 입구가 인상적인 세비야 알카사르(Real Alcazar de Sevilla)는 세비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곳으로서 가장 각기 다른 시대에 지어진 다른 양식의 건물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곳은 로마 시대에는 아크로폴리스, 서고트 왕국 시대에는 산 비센테 성당이 있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왕궁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학문적 발전를 이룩한 이슬람 왕국인 코르도바 칼리프국이 알카사르 자리에 요새를 만들고 세비야 관리가 머무르는 궁을 건설한 이후입니다. 가톨릭 세력이 세비야를 탈환한 후에는 페드로 왕이 그의 취향에 맞게 재건축하였습니다. 세비야 알카사르는 오랜 기간동안 원래 있던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거나 기존의 건물을 변형하면서 이슬람과 가톨릭 양식이 뒤섞인 양식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 운영 시간: 9:30-17:00
  • 입장료 11.5유로



3-2. 석고 정원

세비야 알카사르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석고 정원(Patio de Yeso)에서는 이슬람 양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구불구불한 아치 모양과 마름모꼴의 무늬는 대표적인 이슬람 양식의 건축양식에 속합니다. 






3-3. 정의의 방

세비야 알카사르의 정의의 방(Sala de la Justicia)에서는 나무로 된 정교하고 세밀한 천장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정의의 방은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11세와 포르투갈의 아폰수 4세 연합군이 아랍인들에게 대승을 거두면서 기념하여 만든 방입니다. 잔혹왕이라 불린 페드로 왕이 이복동생 파드리케를 죽인 방이기도 합니다.





3-4. 파디야의 목욕탕

세비야 알카사르의 페드로 왕 궁전은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무데하르 양식의 건물 중 하나입니다. 페드로 왕 바로 아래에는 페드로 왕의 정부인 파디야가 사용했던 파디야의 목욕탕(Baños Doña María de Padilla)이 있습니다.







4. 스페인 광장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na)은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광장입니다. 스페인 광장은 특히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타일로 장식된 벤치들이 유명합니다. 각 벤치에는 스페인 각 지역의 이름과 역사적 사건들이 나타나 있습니다. 낮의 스페인 광장과 밤의 스페인 광장이 다른 느낌으로 굉장히 아름답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면 두 모습을 다 구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이야말로 스페인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 중 하나라고 강력 추천합니다.



5. 황금의 탑

세비야의 과달키비르 강변에는 황금의 탑(Torre del Oro)이 있습니다. 황금의 탑은 13세기에 이슬람 세력에 의해 군사 목적으로 지어진 탑입니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은 다른 탑과 황금의 탑 사이에 체인을 연결하여 적군이 강을 건너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리스본의 벨렝 지구에 왔다면 꼭 먹어보아야 할 간식이 바로 에그타르트(Egg Tart)입니다. 에그타르트를 포함한 포르투갈의 여러 간식들의 기원은 16세기 경 수도원의 수녀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수녀복에 흰자로 풀을 먹이고 남은 노른자를 사용하여 지금의 에그타르트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벨렝 지구에 왔다면 따끈따끈하고 바삭바삭한 페스트리를 씹으면 안에서 느껴지는 달달한 크림 커스타드의 맛을 절대 놓쳐서는 안됩니다. 벨렝 지구에서 꼭 가보아야 할 맛있는 에그타르트 집을 소개합니다.



파스테이스 데 벨렝(Pasteis de Belem)은 1873년에 문을 연 역사가 오래되고 유명한 에그타르트 집입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가까운 곳에 있어 거리상으로도 찾아가기에 좋습니다. 성수기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에그타르트 가격은 한 개에 1.1유로이고 6개짜리 팩으로도 판매합니다.

  • 가격:  1개 1.1유로, 1팩(6개) 6.6유로




에그타르트 6개 팩을 구매하여 이동 중에 먹어보았습니다. 식기 전에 따끈따끈할 때 먹으니 속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겉은 바삭바삭 완전 맛있었습니다. 슈크림 붕어빵 맛이 나면서 그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운 잊을 수 없는 맛입니다. 또 먹고 싶네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