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화장실에 들리고 외투 안의 두꺼운 목폴라를 벗었다. 가방에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손에 쥐고 다니던 옷이 없어졌다는 걸 전철을 기다리면서 깨달았다. 나리타 트랜짓 안내소에 놓고 내린 것 같아 다시 환승하러 공항에 가서 찾으면 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후에 다시 찾은 안내소에는 아무도 없었고 내 옷도 온데간데 없었다. 안내소가 아니라 세관을 통과할 때 양식을 작성하던 책상 위에 놓고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탁 수하물로 보낸 가방도 공간이 부족해서 옷을 많이 넣지 못한 터라 트레킹할 때 필요한 그 목폴라만큼 따뜻한 옷이 없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결국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찾아 상황을 설명했지만 데이터 상에는 올라오지 않았으니 종이를 주면서 여기를 찾아가라고 했다. 근데 중국어로 쓰인 종이를 줘서 다시 물어봐야 했다(...) 세관, 검역을 담당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직원의 태도는 다소 딱딱한 편이었으나 다행히도 옷은 찾을 수 있었다.

나리타 공항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샤워 공간이 있다. 국제선 출국심사를 지나 쭉 들어가야 한다.
기본 30분에 1050엔이고 15분씩 요금이 추가된다.
샴푸와 바디워시, 수건, 헤어 드라이어는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초반엔 수압도 약하고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뜨끈한 물에 몸을 지지니 피로가 쫙 풀린다.
(욕조가 있다는 말는 아니다)
내가 가야하는 게이트는 입구와 가까웠는데 샤워실은 안쪽에 있어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했고 그 덕에 아주 편안한 수면 공간을 발견했다.
1인 칸막이에 침대처럼 누울 수 있고 충전까지 가능한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샤워를 끝나고 왔을 때는 전보다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많았는데 다행히 한 자리 남아있었다.
노근노근 잠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천국이로다

 

나리타 에어포트니 도차쿠시마시타!

나리타 공항에 9시 45분에 도착해서 수속 밟고 세관 통과하다보니 어느덧 10시 반이 넘어간다.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는 저녁 7시 반 출발. 당일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도쿄까지 갔다오기는 멀다고 해서 전철로 10분 거리에 있는 나리타 시를 구경하기로 했다. 나리타 시는 신쇼지 절이 유명하고 절로 향하는 길을 따라 기념품, 전통 과자 가게들이 늘어선 아기자기한 도시다. 나리타 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서 관광안내소를 넘어 쭉 가면 나리타 트랜짓 안내소가 나온다. 일본어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지도랑 전철 정보를 얻을 겸 들렀다. 연세가

있으신 고운 분께서 유창한 영어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꿀팁을 주셨다.


꿀팁1 520엔인 나리타시 왕복 전철권을 할인가로 490엔에 구매하는 방법


점원에게 말고 자동판매기에서 English - Coupon - Narita Kaiun Pass 순으로 누르면 된다.
*주의: 하나의 티켓으로 올 때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잘 보관하기


꿀팁2 전철 시간표


비행기 시간 물어보시고 몇 시 쯤 전철을 타면 좋을지 알려주면서 시간표도 주셨다.


꿀팁3 소액을 뽑을 때에는 초록색 ATM 사용하기
초록색과 회색이 섞인 게 아니라 그냥 초록색에 2개가 함께 붙어있는 ATM이다. 처음에는 낚일 뻔.. 다른 ATM은 만 엔부터 인출가능하다고 한다. 왕복 전철권에 관광지라 식비가 조금 비싼 걸 감안하더라도 워낙 작은 곳이라 1인 기준 4-5000엔 정도면 충분하다. 당일치기 여행자들에게는 중요한 팁이다.


꿀팁4 할인 쿠폰


이렇게 생긴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몇몇 가게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쓰질 않아서 정확히 어디에서 얼만큼 할인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꿀팁은 아니지만.. 오리가미 기념품

보라색 좋아한다고 했더니 더 있다고 고르라고 더 꺼내주셨다. 2개 가져가라고 해서 두 개나 골랐다.

 

나리타 공항에서 스탑오버 하는 분들은 트랜짓 안내소를 한 번 들려보면 좋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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